0. 이 포스팅은 네 칸 아래 포스팅의 가벼운 보론이다.
1. 촛불을 들고 나선 싸움 중 큰 판은 지금까지 두 번 있었다. 2002년에 한 번, 2004년에 한 번. 둘 다 이겼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쉽지는 않다. 저때에 견줘 기세가 모자라단 느낌은 안 든다. 더욱이 현정권은 '좌파의 책동'이니 '불법집회 사법처리'니 하는 연이은 삽질로 촛불에 기름까지 부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는 않다.
2002년에는 대선이 있었고, 2004년에는 총선과 탄핵판결이 기다렸다. 언제까지 싸우면 되는지가 분명했고, 더 중요하게는 어느 싸움을 이기면 이게 이기는 건지를 누구나 알았다. 지금은 그게 없다. 말 그대로 맨땅에 촛불헤딩으로 길거리에서 정권을 굴복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중간보스는 남의말안듣기 세계기록 보유자 이명박. 끝판대장은 저기 태평양 건너 본국 농무부다. 이 무슨 가혹한.
2. 은실이누나는 붉은악마 - 황빠 - 디빠 - 미친소까의 기묘한 혈통을 이야기하며 의심모드고, 은하는 정치로부터 소외되던 이들의 정치화를 벅차게 읽었다. 진실 한대목이야 어디에든 있는 것일 테다. 하지만 나는 대중의 집단적 열정이 그 자체로 위험한 것이라고도, 정치참여의 원체험이란 그 논리적 기반의 부실함과 상관없이 빛나리라고도 믿지 않는다.
맞고틀리고는 나중 문제다. 지금은 우선 재미있다. 이 관점의 차이는 일련의 '판'으로부터의 거리를 정확히 반영한다. 바다 건너의 누나와 절반쯤 취재하는 기분으로 가서 한시간 남짓 구경한 나와 전기세 아깝다 동아일보 불꺼라는 외침까지 들은 은하는, 판에 들러붙은 정도만큼 판단의 끈끈함 또한 다르다. 이렇게까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도 좀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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